NFT 급성장 타임라인과 10가지 사건

by 박근모

한 장에 정리한 NFT 급성장 타임라인 

NFT 탄생부터 완전 초기에 나타난 것

NFT 기술의 탄생은 2014년이지만, 놀랍게도 그 뒤로 몇 년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대신 현재의 붐을 일으킨 씨앗이 되어준 굵직한 서비스들이 이때 출시되었습니다.

1. 세계 최초의 NFT는 개발자가 아닌 예술가가 만들었다 세계 최초의 NFT는 뭘까요? NFT를 좀 아는 분이라면 크립토펑크나 크립토키티를 떠올릴 텐데요, 그보다 무려 3년이나 먼저 뉴욕대학교에서 예술을 가르치는 디지털 아티스트 케빈 맥코이가 ⟨퀀텀(Quantum)⟩이라는 작품을 처음 NFT로 발행했어요. “예술가들이 자신의 디지털 작품을 팔고, 그걸 추적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고 해요. NFT는 스마트계약이라는 기능이 있어야 발행할 수 있고, 이게 가능한 블록체인인 이더리움에서부터 발전했다고 이전 편에서 설명했었죠? 그런데 케빈 맥코이가 ⟨퀀텀⟩을 발행한 건 이더리움이 등장하기도 이전인 2014년이었기에 ‘네임코인(Namecoin)’라는 블록체인을 만들어서 발행했어요. 이 작품은 이후 이더리움 블록체인으로 옮겨져 2021년 5월에 소더비에서 147만 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답니다.(작품 링크)“예술가로서 동시대의 도구를 활용해 작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그의 말이 인상적이에요.

2. NFT 대중화를 이끈 이더리움 등장! NFT는 스마트계약 기능을 탑재한 블록체인 이더리움으로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했어요. 네트워크가 크고 확장성과 안정성이 좋기 때문에 현재도 대다수의 NFT가 이더리움 기반으로 발행되고 있어요. 변환 속도가 느리고 가스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솔라나(SOL), 폴리곤(MATIC), 특히 국내는 클레이튼(KLAY)을 통한 발행도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이더리움이 압도적이에요.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은 최근 매거진 ⟨TIME⟩이 시작한 NFT 서비스 ‘TIMEPieces’의 첫 호 표지 모델을 하기도 했어요. 

3. 최초의 PFP NFT는 ‘크립토펑크(Crypto Punks)’ 현재 전 세계 NFT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분야는 바로 PFP에요. PFP는 ‘Profile Picture’의 약자로 프로필 이미지 사진을 의미하고, 소유자만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회원권 기능을 하고 있죠.캐나다의 블록체인 개발사 라바랩스(Larva Labs)는 2017년에 픽셀아트 NFT 1만 개를 만들었어요. 이것이 바로 크립토펑크로, 최초의 PFP였기 떄문에 알 만한 사람만 알 뿐 인기가 없었죠. 오히려 다른 NFT들이 화제로 떠오르고 나서, 2021년 6월에 7523번 크립토펑크가 소더비 경매에서 1175만 4000달러(약 145억 원)에 팔리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졌어요.재밌는 건 라바랩스가 크립토펑크 1만 개 중 9000개를 무료로 배포했었다는 사실이에요. NFT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거든요. 현재 크립토펑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NFT 중 하나예요. 초창기에 무료로 크립토펑크를 받은 분들 부럽습니다.2021년 8월에는 글로벌 카드 결제 사업자인 비자(Visa)가 크립토펑크 #7610을 14만 9939달러에 구입하기도 했어요. 이 외에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톱스타 제이지, 스눕 독, 세레나 윌리엄스, 로건 폴 등도 크립토펑크를 구입했어요.

4. 최초의 NFT 게임은 ‘크립토키티(CryptoKitties)’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최초의 NFT 게임 크립토키티. 고양이를 수집하고 키우는 게임으로 다마고치나 포켓몬고의 NFT 버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고양이들은 각각의 NFT인데, 고양이를 수집하면 교배를 통해 새로운 고양이 NFT를 만들 수 있어요. 고양이들이 가치를 인정받으며 디지털 수집품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죠. 사용자가 늘며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크립토키티 때문에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사건도 발생한 적이 있어요.크립토키티를 만든 대퍼랩스는 2019년 NFT 기반의 카드 수집 게임 ‘NBA 톱숏’도 선보였어요. 농구의 신이라 불리는 마이클 조던의 멋진 덩크슛, 코비 브라이언트의 현란한 드리블, 스테판 커리의 3점슛 등 NBA의 광팬이라면 간직하고 싶을 유명 선수들의 명장면을 NFT 카드로 소유할 수 있어요. 물론 마이클 조던처럼 희귀한 NFT를 얻는다면 비싼 가격에 되팔 수도 있지요.

조용하던 NFT 시장이 급발진하며 확산되기까지

최초의 서비스들이 탄생하고 나서도 NFT 세상은 조용했지만 온라인 자산 가치의 중요도 상승, 젊은 층의 직접 투자 시장 활성화, 암호화폐 가치 상승 등 잠재력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어요. 그러다 몇몇 작품이 상상도 못했던 가격에 거래된 것이 화제가 되며 업계와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5. 많은 기록을 갈아 치운 비플의 ⟨매일: 첫 번째 5000일⟩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매일: 첫 번째 5000일⟩은 크리스티 경매에서 6930만 달러에 낙찰되며 NFT 역사상, 그리고 디지털 작품 역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어요. 그뿐 아니라 전 세계 미술사에서도 생존 작가 중 단일 작품 판매가 3위에 이름을 올렸죠. 참고로 1위는 제프 쿤스의 ⟨토끼⟩(9110만 달러), 2위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예술가의 초상⟩(9030만 달러)이에요. 기록적인 이 작품의 원본 이미지는 NFT 스터디클럽 1화에서 볼 수 있어요.

6. 최초의 트윗 팔리다 NFT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최초의 트윗이에요. 전 트위터 CEO인 잭 도시가 2006년 3월 남긴 첫 트윗인 일명 ‘제네시스 트윗’이 1630.6ETH(약 290만 달러)에 판매됐거든요. 진본 여부가 검증된 트윗을 사고 팔 수 있는 NFT 거래소 밸류어블(Valuables)에서 거래됐고, 밸류어블에는 일론 머스크의 트윗 등도 NFT로 등록되어 있어요. 잭 도시는 경매 수익금을 전액 비트코인으로 환전 후 아프리카 구호 단체 ‘기브 다이렉틀리’에 기부하며 훈훈하게 마무리됐는데, 최근 이 첫 트윗의 가격이 급락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어요. 그래서 단일 NFT의 급격한 가격 변동성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7. 이세돌 9단이 알파고 꺾은 ‘신의 한 수’도 경매로 NFT의 가능성을 보여준 국내 사례도 하나 살펴볼게요.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를 꺾은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제4국’을 기억하나요? 백을 잡은 이세돌 9단이 180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고, 승리를 결정지은 백 78수는 ‘신의 한 수’라는 평을 받았어요.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긴 처음이자 마지막 대국을 이세돌 9단과 함께 NFT로 만들었습니다. 오픈시에서 NFT 경매를 진행했고 최종 낙찰가는 60ETH. 현재 가치로 약 2억 원에 달하는 값입니다.

8. 지금도 진화 중!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이하 BAYC)의 세계관을 관찰하면 ‘NFT를 활용한 경제 활동과 확장성은 이렇게 진화하는구나’를 알 수 있어요. 이들이 어디까지 갈지 예측해보기 전에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살펴봅시다. BAYC는 NFT 개발사 유가랩스(Yuga Labs)가 원숭이 프로필 그림으로 출시한 1만 개의 NFT 컬렉션이에요. 첫 민팅 가격은 약 25만 원이었어요. 현재 가격을 아는 분은 여기서 한 번 놀라고 시작하죠? BAYC NFT는 커뮤니티 입장권과 같아서 홀더(holder, NFT 소유자를 이르는 말)들만 공식 커뮤니티인 ‘화장실(THE BATHROOM)’에 들어갈 수 있죠. 화장실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냐고요? 놀랍게도 15분에 1회, 1픽셀씩 낙서를 할 수 있어요.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BAYC NFT를 구매하길 원하고, 아무리 싸게 구해도 2~3억 원이 필요해진 흥행은 커뮤니티의 매력을 키우면서 동시에 IP 기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시작됐어요. 스테판 커리, 에미넴, 마돈나, 저스틴 비버도 홀더로 알려졌는데, 유명인과의 네트워크 덕분에 BAYC 커뮤니티의 매력이 더 커졌고, 여러 아티스트,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며 이목을 끌었죠. 대표적으로는 아디다스가 ‘메타버스 속으로(Into the Metaverse)’라는 프로젝트로 BAYC와 한정판 NFT를 판매하기도 했어요.2022년 3월에는 NFT의 시초 격인 크립토펑크를 만든 라바랩스를 인수하며 또 한번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고, 아직 시드 단계에서 기업 가치 약 5조 원을 인정받았어요. 이들의 시작이 2011년 4월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속도죠. 게다가 P2E게임 출시, 3D화를 넘어 이제는 자체 코인인 에이프코인(APE coin)도 발행했어요. 현재 1APE는 13달러 정도에 거래돼요. 크립토펑크처럼 인기 있는 IP를 흡수하며 NFT계의 디즈니가 될 거라는 전망도 나와요.

격동의 NFT 시장에서 벌어진 일 

“사업계획서에 ‘NFT’만 들어가 있어도 주식이 오른다”는 말이 나온 시기예요. 문화예술계는 물론, 우리가 익히 아는 테크 회사들부터 블록체인 기술과 동떨어져 보이는 산업군의 기업들까지 NFT를 출시하거나 NFT를 자사 서비스에 적용하기 시작했어요. 

9.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NFT 영국 사전 출판사 콜린스가 2021년 올해의 단어로 ‘NFT’를 선정했어요. 그만큼 NFT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 무렵 구글 검색어 순위도 NFT가 암호화폐(크립토)를 넘어서기도 했어요. 콜린스에 따르면, NFT와 경합한 단어로는 크립토(crypto), 메타버스(metaverse), 츄기(cheugy) 등이었어요.

NFT 기술 활용의 가능성은 무한대 

10. 세계 최대 NFT 거래소의 데카콘 등극 세계 최대 NFT 거래소인 오픈시는 2022년 말 기준 전 세계 NFT 거래량의 약 98%를 차지했어요. 그야말로 NFT 시장에서 압도적인 위치에 있다고 말할 수 있죠. 2022년 6월에는 기업 가치 15억 달러(약 1조 8천억 원)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에 꼽혔어요. 2017년 12월에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불과 4년 만에 유니콘에 등극했던 거죠. 그런데 오픈시의 행보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고 NFT 열풍에 힘입어 2022년 1월에 기업 가치 133억 달러를 인정받았어요. 유니콘을 넘어선 데카콘*의 탄생입니다.

*보통 기업 가치 10억 달러(약 1조 원)의 스타트업을 유니콘이라고 불러요. 그만큼 달성하기 어렵다는 뜻이죠. 유니콘을 뛰어넘은 데카콘은 머리에 뿔이 10개 달린 동물로, 유니콘의 10배인 기업 가치 100억 달러를 달성한 스타트업을 말해요. 데카콘의 10배인 1000억 달러를 달성한 스타트업은 헥토콘이라고 부릅니다.

디즈니, 스타벅스, 현대차… 우리가 들어본 기업은 모두 NFT를 하고 있거나 준비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NFT 활용 방향은 무궁무진해지고 있어요. 뜨겁게 타오르던 시기에 비하면 거래량이 줄며 공격적인 투자를 위한 NFT 구매에 경각심을 갖게 됐지만 사례는 더 풍부해지고 있지요. 우크라이나의 자금 확보 방안으로도 암호화폐와 NFT가 언급되며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요. PFP 프로젝트가 성장을 견인한 NFT 시장에서 다음 주자를 예측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점입니다.  


Edit 주소은 Graphic 이은호,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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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모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 코리아의 부편집장. 2013년부터 IT 전문 기자로 활동하다가, 2016년 블록체인 기술에 빠지면서 지금껏 블록체인 생태계를 취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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