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대한민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만 남았다

김봉수 2022. 6. 6. 12: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KARI, 지난 2일 미국 발사장 이송 결정
12월 말 달 궤도 도착, 1년간 6개 과학장비 실험
달 자원 탐사 등 인류의 달 개척 '선봉장' 역할
올해 8월 발사를 앞둔 대한민국 첫 우주 탐사선 '다누리'가 지난 3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서 발사장 이송 전 최종 점검 작업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KARI.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대한민국이 사상 최초로 실시하는 우주 탐사가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달 탐사를 위해 개발된 '다누리(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발사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것이다. 다누리는 다음달 초 미국으로 이송돼 8월3일께 발사되며 12월 중순 달에 도착해 약 1년간 달 영구 음영 지대 촬영 등 주요 탐사와 함께 우주통신망 기술 등을 실험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지난 3일 오전 대전 KARI 본원에서 대한민국 최초 우주 탐사선 '다누리'의 발사 준비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다누리는 현재 달 탐사 및 과학실험을 위한 6종의 장비를 포함한 모든 개발 작업이 완료된 상태다. 실제 상황을 가상해 달 영구 음영 지대의 영하 230도가 넘는 극저온 또는 태양 빛을 쬐는 구간의 고온 등은 물론 태양에서 쏟아져 오는 전자기파나 우주선 등에 견딜 수 있는 지 여부에 대한 실험도 완벽히 끝냈다.

이날 현장에서 공개된 총중량 678kg인 다누리는 가로 2.14m, 세로 1.82m, 높이 2.19m로 자동차 1대 크기다. 언제나 달을 향하는 측면에는 주요 관측 장비가 배치돼 있고, 지구 쪽을 향하는 곳에는 원형의 주통신 안테나가 부착돼 있다. 또 상부면에는 달 방향을 향한 섀도우캠과 보조통신용 안테나가 눈에 띈다. 특히 섀도우캠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새로 제작한 고해상도 카메라로 검은 색인 다른 장비와 달리 황금색 도금이 돼 있어 눈에 들어왔다. 하부면에는 추진 엔진과 또 다른 보조통신용 안테나가 각각 달려 있다. 양쪽 측면에는 태양광 발전 패널이 접혀 있었다.

조영호 KARI 박사는 "다누리의 표면에 '다층 박막 단열재(MLI·Multi Layer Insulation)를 장착해 내부 장비를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달 궤도에선 부분 마다 온도가 달라질 수 있어 그것으로 인해 기계 고장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설계와 소재 개발에 만전을 기했다"고 소개했다.

앞서 과기정통부와 KARI는 지난 2일 발사장 이송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선적 전 검토회의를 열고 'OK' 사인을 내린 상태다. 다누리는 전용 특수 컨테이너에 실려 오는 7월5일 인천공항을 통해 발사장인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네버럴 미 우주군기지로 이송된다. 다누리는 최종 적재ㆍ점검 과정이 무사히 진행될 경우 오는 8월3일 오전8시20분쯤(한국시간)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다.

KARI가 다누리의 궤도 운영부터 달 도착 후 관측 임무까지 모든 운용이 이루어지는 관제실에서 사전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KARI

이후 다누리는 약 80~140일간의 비행을 거쳐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ㆍBallistic Lunar Transfer)으로 달 궤도에 진입한다. 먼저 발사 초기엔 중력을 이탈한 힘으로 지구ㆍ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2지점까지 간다. 이후 방향을 돌려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 달 인근까지 도착한다. 목표 궤도에 근접하면 탐사선의 속도를 늦춰 올라가는 방식이다. 달로 직접(직접 전이ㆍ3~4일) 가거나 지구 궤도에서 점점 넓게 비행하다 달 궤도에 곧바로 합류하는(위상 전이방식ㆍ30일) 것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연료 소모량을 약 25% 줄일 수 있다. 다누리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다.

다누리는 오는 12월31일쯤 달 고도 100km 원 궤도에 진입해 1년 동안 과학 임무 탑재체(6종)를 통해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우선 미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력 프로젝트인 섀도우캠(ShadowCam)의 임무가 전세계의 주목받고 있다. 인류 최초로 아직 정체가 감춰져 있는 달 영구 음영 지대를 고해상도로 이미지화한다. 얼음으로 된 물과 메탄,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등의 휘발성 자원들이 냉각된 채 지하에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돼 인류의 달 개척 기지가 건설될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NASA는 2025년 이후 예정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달 유인 착륙 후보지를 검토 중이며 다누리의 촬영 결과를 참고해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누리와의 교신을 위해 경기도 여주에 구축된 심우주안테나. 사진제공=KARI.

나머지 5개의 국산 과학 장비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제작한 광시야 편광카메라(PolCam)는 인류가 사상 최초로 다른 천체를 편광 카메라로 촬영해 전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데 사용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제작한 감마선 분광기도 달 표면의 티타늄, 헬륨-3 등 여러가지 자원들의 분포도를 작성해 달 자원 탐사의 표본이 될 전망이다. 경희대가 개발한 자기장 측정기(KMAG)도 왜 달 표면의 특정 영역ㆍ바위들이 강력한 자기장을 띄고 있는 지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만든 우주 인터넷 통신장비 실험도 화석 개척 등을 앞둔 인류의 심우주 통신망 구축에 '표준' 기술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TRI는 특히 다누리에 세계 최고 인기그룹 BTS의 뮤직비디오를 실어 지상으로 전송하는 실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률 KARI 원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탐사선 다누리의 발사 및 운영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다누리를 통해 우주 탐사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민국의 사상 첫 우주 탐사인 다누리 발사에 세계 과학자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저명 국제학술지인 네이처(Nature)는 지난달 중순 올해 진행될 6개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에 대한 기사를 실으면서 특히 한국의 KPLO를 집중 조명했다. 네이처는 "올해 예정된 모든 달 탐사 임무 중 특히 한국의 첫번째 천체 탐사인 KPLO에 대해 전세계의 과학자들이 관심을 쏟고 있다"면서 다른 5개국은 대략적인 개요만 설명한 반면 한국의 KPLO에 대해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해 소개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