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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엔

'ILC Magazine' 인터뷰 그 두번째 주인공은 2011년 찬송가 앨범을 가지고 처음 우리에게 찾아와 지금까지 많은 분들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사역자 ‘나무엔’ 입니다. 독자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나무엔 안녕하세요. 스토리 싱어이며 송라이터인 나무엔입니다. 지난 2011년 찬송가 앨범을 발표하면서 크리스천 뮤지션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대중음악을 했는데... 음악인의 삶을 짐작할 수 있으시겠지만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멀쩡한 젊은 사람이 라이브클럽을 전전하며 무명의 음악인으로 산다는 건 백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30대를 마칠 즈음 회심이 있었습니다. 강력한 영적 경험이라기보다 음악인 나무엔으로서 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완전한 실패의 담 가운데 인격적인 만남을 갖게 된 것입니다. 참고로 이전에도 교회는 다녔습니다만 그 만남 이후로 삶의 중요도는 음악에서 하나님께로 옮겨 갔습니다. 음악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상태? 정도로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40살이 되었고 찬양앨범을 발표할 수 있는 도움과 기회를 얻었습니다. 회심이후로 드문드문 찬양할 기회는 있었지만 아마 주위 분들의 권유와 격려가 아니었으면 음반을 발표하지는 않았을 지 모릅니다. 지금도 참 감사한 기억입니다. 또한 그렇게 2011년 첫 찬송가 앨범인 나무엔 Hymnal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40대에 접어든 무명 뮤지션의, 그것도 첫 앨범을 발표하도록 도운 것도 이번 인터뷰의 주체인 인피니스입니다. 벌써 10년입니다. 함께 한지... ㅎ

찬송가를 첫 앨범으로 발표한 이유는 보통 말하는 CCM에 대한 경험과 정보가 제게는 부족했습니다. 대중음악을 오랫동안 한 경험에 비추어서는 CCM이나 Worship 장르가 당시에는 크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렸을 때부터 친숙한 찬송가가 이제 막 회심한 제게는 더 가깝고 뜨겁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이후로 4장의 찬송가 앨범(1집의 일본어 버전 포함)과 '시편' 앨범을 비롯해서 10년간 총 8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싱글도 꾸준히 발표했지요. 저로서는 이렇게 보낸 40대 시절이 놀라운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마디로 음악(우상)을 놓는 순간 음악(생명)을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음악을 놓는 순간 음악을 시작했다…’ 참 좋은 표현인 것 같습니다. 찬양 사역 전과 후의 음악에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나무엔 어느 순간부터 찬양사역 이전의 싱어송라이터 로서의 나무엔도 관심을 받게 되다 보니 많이 받는 질문인데요. 결론을 말하자면 노래에 생명의 이야기를 담아가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생각이 없었는가? 가 하면 그건 아니고 혼돈과 냉소, 그리고 결말이 없는 슬픔을 갖고 있었다면 이제는 좀 더 명료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허무가 끝이 아님을, 혼돈이 곧 믿음을 불러오는 전조임을 말입니다... 이제는 세월만큼의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는 가운데 더더욱 노래에 담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요.

많은 곡들과 앨범을 만드셨는데 꼭 소개하고 픈 앨범, 또는 곡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나무엔 작년에 발표한 시편 앨범입니다. 그 동안의 찬송가 앨범과는 조금 다르게 교회라는 곳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익숙함을 빌어 시편을 담으려고 해 봤습니다. 이제는 음원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에 다른 음악과의 차별화나 변별력을 갖기 위한 시도 보다는 오히려 어렵지 않은 음악적 진행이 듣는 이들에게 시편의 말씀을 더 강력하게 느끼게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좀 뒤늦게 라도 널리 불려 지기를 기대합니다.

시편 앨범 ‘나무엔 시편을 노래하다’ 저도 강력히 추천합니다! 자신의 음악, 또는 사역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나무엔 글쎄요... 지금의 나를 향해 음악인으로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엄청난 대가를 치르며 음악인의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도 여전히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나의 목적이 현재의 나를 이뤘다고 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오히려 목적을 상실한 이후로 내게 다가온 요구에 응하며 산다고 말하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게 현재 나를 찬양 사역자이고 뮤지션이라는 이름으로 살도록 하며, 내 삶이 그것으로 인해 영위되고 있는 것이지요.. 예수님을 빼고서는 설명이 어렵습니다.

물론 지향하는 바는 있습니다. 적어도 음악인 나무엔으로서의 요구가 이어지는 지금은 노래마다 생명의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그것은 교회의 안과 밖을 구분함 없이 동일하게 노래하고 말하고 싶습니다.

영향을 받은 음악 또는 뮤지션, 사역자가 있다면 누구인지도 궁금합니다

나무엔 찬양하시는 분들 가운데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들은 있습니다 송정미, 한웅재, 김도현... 이런 분들의 결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좋은씨앗의 이강혁 목사님, 조성곤 선교사님... 최덕신 전도사님... 등…

음... 젊은 시절에는...그러니까 음악을 어떤 면에서 감각적으로 보고 느낄 때는 '난 어떤 느낌이 좋다' 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에릭 클랩튼은 마약중독자에 여성 편력, 엘튼 존과 배리 매닐로우는 동성애자... 사생활을 떠나서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영향을 받았다? 지금도 그들의 음악을 듣습니다. 주변 사건 사고를 빼고... 모든 뮤지션들이 제게는 긍정 부정의 영향을 줍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적절한 태도를 갖고 자신의 생각과 지향을 표현하는 것이 뮤지션들의 일입니다.

그리고 60세가 되어서도 노래할 수 있다면 저는 로드 맥퀸(Rod McKuen)이나 양희은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 설득력 있는 목소리로 생명을 말하면 멋질 것입니다. 하지만 노래를 부른 다는게 꼭 가수여야 한다는 생각은 없어요.

오늘 인터뷰가 나무엔의 음악을 더 많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함께 'ILC Magazine' 독자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나무엔 '고통의 연대'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정확히는 그 말에 강하게 공감을 합니다. 인생과 인생이 교차하며 누구도 서로에게 무관하지 않음을 말하고 노래하길 원합니다. 그것이 죄와 고통의 문제라면 더 더욱이 말입니다. 저 바다 건너편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결코 우리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 때 비로서 우리 주변에 꽃의 씨를 뿌릴 수 있는 마음이 생깁니다.

그런 마음을 담아 곡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4곡을 준비하는데요, 그 가운데 두 곡을 9월과 10월에 싱글로 발표합니다. 먼저 '집으로'라는 곡은 힘겨운 시간을 지나는 누군가에 대한 염려와 사랑을 향해 걱정하지 말라고 답하는 노래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 곡 '아버지라는 이름'은 제목 그대로... 작년에 소천하신 저의 아버지와 문득 많이도 닮은 나를 그것도 수시로 발견하며, 여전히 슬픔 보다는 담담함으로 나를 바라보는 노래입니다.

누군가의 힘겨움을 향해 공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며 노래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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