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평화, 교착?…"우크라이나 운명 가를 중대한 일주일"

2022.02.14 12:25 입력 2022.02.14 16:26 수정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독일 총리, 우크라·러시아 방문

푸틴 대통령 ‘중재 설득’ 나서

뮌헨서 안보회의 18~20일 열려

러·벨라루스 훈련 20일 종료

베이징 올림픽 폐막도 ‘변수’

우크라이나 여성이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가 연 시민들을 위한 기본 전투 훈련에 참가해 소총을 조작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마리우폴|AP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 위협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향후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 중대한 국면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 각국 지도자들의 외교적 해결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태의 추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중요 일정들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 “전쟁, 평화, 교착상태 등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앞으로 한 주에 달렸다”고 보도했다. 이언 켈리 전 조지아 주재 미국 대사는 AP에 유럽의 전후 안보 질서 그리고 재래식 군대 및 핵무기 배치 제한 등이 경각에 달했다면서 “향후 열흘 가량이 극도로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결정적인 한 주로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4일과 15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연이어 방문해 중재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지난 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유럽 주요국 정상이 또다시 푸틴 대통령 설득에 나서는 것이다. 숄츠 총리는 지난 7일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제재를 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갖췄다고 밝힌 바 있다. 가디언은 숄츠 총리의 러시아 방문이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숄츠 총리의 러시아 방문은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예정일이라고 공개한 16일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다. 이 첩보를 근거로 미국은 우크라이나 내 자국 민간인과 외교관의 철수를 명령한 상태다. 한국을 포함한 10여개국도 우크라이나에서 자국민 대피령을 내렸다.

다자 안보회의도 주목된다. 오는 18~20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도 주목된다. 1963년 창설된 뮌헨 안보회의는 주요국 정상과 장관들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례 국제안보회의로서 올해는 35개국 정상 및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지도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한다.

우크라이나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담을 긴급 요청한 상태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러시아와 모든 OSCE 참가국들과 48시간 내 회담을 열고 러시아가 우리 국경과 임시로 크림반도에 증강, 재배치한 병력 문제를 논의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중요한 일정들이 다가오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에서 진행 중인 합동군사훈련이 20일 종료된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파견한 수만명의 병력이 훈련을 마치면 기지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당장 복귀하지 않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압박에 동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의 침공 일정에 변수로 작용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같은 20일 종료된다. 미국에 맞서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중국의 올림픽 개최는 러시아의 군사 행동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20일 이후에는 중국 변수의 힘이 크게 약화될 전망이다. 물론 미국은 러시아가 올림픽 기간 중에도 얼마든지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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